시니어 전용 온라인 교육 플랫폼 UX분석

공공 시니어 교육 플랫폼 UX는 왜 항상 불편할까?

icecreamlatte-1 2025. 6. 30. 06:15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시니어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디지털 포용'이라는 이름 아래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시니어 사용자들은 이 플랫폼을 처음 접했을 때 ‘혼란스럽다’, ‘어렵다’, ‘불편하다’는 감정을 먼저 토로한다.
그 반응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화면을 보면 어디를 눌러야 할지 알 수 없고, 글자 크기는 작으며, 회원가입이나 본인인증 절차는 너무 복잡하다.
시니어에게는 이런 ‘작은 불편’ 하나하나가 곧 디지털 세계로부터의 탈락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공공 플랫폼은 이렇게 불편할까?
단지 ‘디자인을 못해서’일까?
아니면 어떤 구조적인 원인이 있는 걸까?
이 글에서는 공공 시니어 교육 플랫폼 UX가 사용자 입장에서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를 사례 중심으로 살펴보고,
그 근본 원인과 개선 방향에 대해 차분히 풀어보고자 한다.

공공시니어플랫폼

 

공공 플랫폼의 UX, 시니어 입장에서 '이해되지 않는 구조'

공공 플랫폼을 이용해본 시니어 사용자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이건 나를 위한 게 아니구나’라는 감정이다.
무언가 잘못 입력하면 무뚝뚝한 오류 메시지만 나오고, 화면에는 메뉴와 텍스트, 배너가 넘쳐나며
무엇이 클릭 가능한 요소인지 구분도 안 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사용자는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서 자존감의 손상을 느낀다.
실제로 일부 시니어들은 공공 사이트를 이용한 뒤,
“나만 바보가 된 것 같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단순한 디자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한계

이러한 UX의 불편함은 단순히 ‘디자인 감각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공공 플랫폼의 설계 방식에는 본질적으로 몇 가지 제약이 존재한다.
우선,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다.
운영기관, 예산 담당자, 정보보안 책임자, 관련 부처, 심지어 외부 감사까지 포함되다 보니,
결과적으로 ‘사용자 중심’보다 ‘문제 없도록 설계된 구조’가 우선된다.

또한 시스템 개발 방식 자체가 UX 최적화와는 거리가 멀다.
많은 공공 플랫폼이 여전히 낙찰 위주의 SI 방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사용자 테스트는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계약 기간 내에 요구사항을 구현하고 종료하면 끝이다.
지속적으로 개선되거나 피드백을 반영하는 구조도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시니어 UX가 정교하게 설계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시니어에게 공공 UX가 특히 어려운 이유

시니어 사용자들은 젊은 세대와 달리, 기술을 접할 때 두려움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낀다.
그런데 공공 플랫폼은 이런 감정을 배려하지 못한다.
화면에는 글자가 작고, 메뉴는 복잡하며, 한눈에 보아도 집중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다.
사용자는 정보가 많아서 ‘선택’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무엇이 ‘정보인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이게 된다.

게다가 가입이나 강의 신청을 위해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할 때,
휴대폰 인증, 아이핀, 공동 인증서 등 어려운 용어와 방식들이 시니어의 진입을 막는다.
입력 오류가 생겼을 때는 화면에 “요청이 실패했습니다”라는 식의 무뚝뚝한 문장만 나올 뿐,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는 없다.
사용자는 다시 시도해볼 수 있는 여지를 얻지 못하고,
플랫폼을 완전히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민간 플랫폼과의 차이가 더 크게 체감되는 이유

반면, 일부 민간 기업들은 시니어 UX를 점점 더 정교하게 설계하고 있다.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일부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거나,
단 하나의 주요 버튼만 강조하여 사용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돕는다.
입력 실수나 클릭 오류가 발생했을 때도,
기술적인 용어 대신 쉬운 말로 설명해주고,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나타나 시니어 사용자에게 안정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차이는 단지 기업의 자본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사용자를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나온다.
민간 플랫폼은 시니어를 고객으로, 즉 배려해야 할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그렇기에 결과적으로는 시니어 사용자의 만족도와 재방문율, 그리고 학습 지속률에서도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공공 플랫폼 UX, 지금부터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시니어를 위한 공공 UX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시니어 전용 인터페이스를 따로 설계하는 것이 하나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글자 크기를 키우고 불필요한 메뉴를 감추는 '간단 모드',
회원가입 없이 바로 체험할 수 있는 '비회원 시작 모드'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또한 복잡한 정보는 한 번에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나누어 보여주고
한 화면에는 오직 한두 개의 주요 행동만 제시하는 방식으로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입력 오류나 인증 실패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단순한 경고 메시지 대신 "이렇게 해결해보세요"와 같은 행동 유도형 메시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UX를 한 번 만들고 끝내는 구조가 아니라,
시니어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실제로 반영하는 지속 가능한 개선 체계가 필요하다.

 


공공 플랫폼은 ‘누구나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존재한다.
그렇다면 시니어야말로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사용자다.
하지만 현재의 공공 UX는 여전히 ‘이용을 허락하지 않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 안에는 행정 중심의 시각, 기술 중심의 언어, 사용자 감정에 대한 배려 부족이 그대로 드러난다.

시니어가 공공 플랫폼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 플랫폼이 시니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시니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경험
이 필요하다.
공공 UX는 단지 웹사이트가 아니라,
디지털 사회가 누구를 어떻게 환영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